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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토스톱>(Autostopp)의 추억 I. 은 독일어로 ‘차’(Auto)와 ‘멈춰!’(Stopp)의 합성어다. 말하자면 남의 차를 세워 편승하는 것을 말한다. 영어 'hitchhiking'과 같은 말이다. 흔히 젊은이들이 여름 철 여행할 때 돈을 아끼려고 많이 쓰는 방법인데, 1960년대 후반 내가 오스트리아에서 유학할 때도 그곳 대학생 사이에 크게 유행했다. 나도 1966-1968년간 여러 차례 을 통해 이웃 나라 여행을 했는데, 그와 얽힌 얘기가 적지 않다. II. 1966년 초, 베르린에서 언론학을 공부하던 친구 L군이 빈(Wien)으로 나를 찾아 왔다. 외국생활 석 달 만에 가까운 친구를 만나니 무척 반가웠다. 사흘째 되는 날, L군이 내게 잘쯔부르크를 함께 놀러 가자고 청했다. 그러면서 함께 을 시도해 보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L군.. 2012. 12. 1.
공작단풍의 마지막 자태 지난 12, 13일간 이곳 속초/고성에는 태풍 수준의 광풍이 불었다. 12일 바람이 크게 일기 시작하기 직전 옆마당의 공작단풍 몇 컷을 찍었다. 공작단풍이 지면서 올해 우리집 늦가을 마지막 마당잔치는 끝났다. 2012. 11. 15.
어떤 대화: <인생 3모작> 재론 I. 나는 약 2년 전에 (앞 글 ‘스웨덴으로부터의 화답’ 참조)를 제안한 바 있다. 첫 번째 일터에서 한 30년 열심히 일하고 50대 중반에 이르면 자신이 평소에 정말 하고 싶었던 일 혹은 보람 있다고 생각되는 일을 찾아 70세까지 일 할 것을 권했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다시 시골로 못자리를 옮겨 조용히 텃밭이나 가꾸며 ‘자연 회귀’, ‘자아 찾기’로 여생을 보내는 것이 어떻겠냐는 조언도 곁들였다. 그러면서 은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사회의 총체적 생산력을 높이고, 아울러 개인의 행복도도 제고하는데 필요한 삶의 지혜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바탕에는 ‘평생학습’ 내지 ‘학습복지’의 개념이 깊게 깔려 있음을 내 비쳤다. 이에 대해 주위의 몇몇 가까운 이들이 관심을 표명했다. 그 중 한 제자와의 대화를 옮.. 2012. 11. 13.
조선일보 2002년 10월 27일 인터뷰 <why> '농부가 된 부총리' 서울 토박이' 안병영 前 교육부장관, 산골생활 4년을 말하다 농부가 된 부(副)총리가 땅에서 작물을 살펴보고 있다. 농부의 뒤로 아스라이 설악산 울산바위가 근육질 몸매를 드러내고 있다. 농부는 “농부답게 밀짚모자라도 써달라”는 요청에“작위적인 모습을 보이는 게 싫다”고 했다. 평소에는 청바지 차림으로 지낸다고도 했다. /문갑식 기자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에서 길을 잃었다. 기계도 맥 못 추니 사람은 당연하다 싶었건만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스승의 전화기 속 음성은 안타까움에 젖어있었다. "그래서야 어찌 기자 생활을…." 스승에게 제자는 항상 위태로운 어린애 같은 모양이다. 만산홍엽(滿山紅葉)이란 말은 이맘때의 설악산에 딱 맞는다. 상강(霜降) 추위가 덮쳐 더 선명해진 풍경과 알싸해진 공기에 둘러.. 2012. 11. 11.
<신동아>와 나 -1980년대의 <신동아>를 회상하며- I. 나와 의 인연을 각별하다. 우선 나는 아마도 에 글을 가장 많이 쓴 필자의 한 사람일 것이다. 이 글을 쓰는데 도움을 주려고 며칠 전 가 내가 그 동안 쓴 글의 목록을 보내왔다. 살펴보니 1976년 이래 에 최근까지 40편의 글을 썼다. 그런데 그 중 23편이 한국 정치가 오랜 권위주의의 질곡에서 벗어나 민주화를 향해 숨 가쁘게 질주하던 1980년대에 집중되어 있었고, 특히 민주화의 불꽃이 가장 높게 치솟았던 1985년 초부터 1987년 6월 항쟁 직전까지 9편의 글을 썼다. 글은 대부분 신군부 정권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민주화의 당위와 그 나아 갈 길을 설파하는 정치평론이었는데, 글 목록 속에 그 질풍노도의 시기에 내가 느꼈던 분노와 절박감, 열망과 감동이 그대로 녹아 있었다. 1980년대는 내 .. 2012. 10. 30.
영랑호와 백로 늦가을을 재촉하는 비속에 영랑호는 여전히 아름답다. 멀리서 백로가 바위에 그림처럼 앉아 있어, 줌 렌즈로 거리를 조절하고 다가갔다. 요행이 비상장면을 포착했으나, 아마추어 용 '똑딱이' 카메라라 흐릿하게 나왔다. 2012. 10. 29.
마지막 남은 감 반쪽 해거리때문인지 올 해는 감이 별로 열리지 않았다. 그 나마 세번 태풍으로 다 떨어졌는데, 한 놈이 오래 버티고 있어 대견하다 싶었는데, 가까이 다가가 보니 그 마저 반은 새가 먹었다. 비가 오기 시작하니, 비가 끝나면 늦가을로 접어들겠지 . 2012. 10.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