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양심' 헬무트 슈미트 (Helmut Schmidt)
I. 1982년 서독의 제5대 총리 헬무트 슈미트가 총리직에서 물러날 때, 누구도 그가 “최후의 위대한 독일인”으로 추앙될 것을 예감하지 않았다. 슈미트는 총리로서 뛰어난 위기관리자였으나, 그의 전임자인 브란트의 ‘동방정책’이나 그 후임자인 콜의 ‘독일통일’과 같은 괄목할 만안 역사적 업적을 내세울 것이 없었고, 그 특유의 아집과 오만, 그리고 냉정함이 적지 않은 사람의 눈에 거슬렸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후 세월과 더불어 서독의 정치, 경제, 종교, 스포츠 등 모든 영역에서 수많은 ‘한때’의 명사들이 하나, 둘, 그 빛을 잃거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으나, 오직 한 사람, 슈미트는 날이 갈수록 높게 재평가되어 이제 ‘최고의 총리’, ‘독일인 최상의 도덕적 권위’, ‘최고의 현인’, ‘독일의 양심’..
2022. 6.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