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고기 유감(有感)

삶의 단상 2010. 12. 13. 20:49 |

  I.
나는 식성이 까다롭지 않아 어떤 음식이든 잘 먹는다. 제때, 얼마간 양만 채우면 되니 미식가와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 외국에 가도 음식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런데 유독 개고기만은 먹지 않는다. 못 먹는 다기 보다 안 먹는다.

그렇다고 ‘개고기 논쟁’에서 ‘먹지 말자’라는 쪽에 서서 내 입장을 피력해 본 적은 없다. 오히려 우리 민족이 옛 부터 즐겨 먹던 기호 식품이니 먹는 게 뭐 그리 문제 될 게 있느냐는 입장이고, 그래서 외국 사람들이 개고기 먹는 문제를 갖고 시비를 걸 때면 불쾌한 심경이 앞선다. 그러나 나 스스로는 개고기를 전혀 입에 대지 않는다.

 나는 천주교 신자인데, 특히 한국 천주교인들은 개고기를 즐겨 먹는 편이다. 이는 옛날 천주교 박해 때  깊은 산골로 피신했던 믿음의 선조들이 먹을 게 별로 없어 개를 잡아 단백질을 보충했다는 아픈 기억과 맥이 닿는다. 그 외에도 배고팠던 시절 신학생들이 최고의 특식으로 개고기를 들었다는 얘기, 한국 천주교회의 최초의 한국인 주교이셨던 노대주교님이 특히 보신탕을 좋아하셨던 일화 등, 천주교회 주변에는 개고기 선호 성향을 부추기는 전설이 무수히 많다. 그래서인지 과거 천주교회의 모임 후에는 으레 보신탕 집으로 향하는 경우가 잦았다. 그때마다 나는 무척 곤혹스러웠다. 핑계를 대고 빠지거나, 그게 여의치 못하였을 때는 눈총을 받으며 나 혼자 개고기 아닌 다른 것을 청해 먹곤 했다. 그럴 때면 아예 대 놓고 “아니 천주교 신자가 개고기를 마다하다니”하며 면박을 주는 분도 없지 않았다.

 옛날 내가 유럽 유학시절, 한국에서 20년 가까이 사제로 봉사하셨던 오스트리아 신부 한 분을 찾아뵌 적이 있었다. 그런데 마침 그 신부님이 심한 독감에 걸려 몸져누워계셨다. 보기가 딱해 내가 무엇 드시고 싶으신 게 있느냐고 여쭸다. 그랬더니 신부님은 진지하다 못 해, 애절한 얼굴로, “보신탕 한 그릇이면 그냥 뚝 떨어질 것 같은데.” 하시는 게 아닌가.

 나와 가까운 친구 중에도 보신탕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래서 여름 한 철에는 아예 만나는 장소를 구기동 유명 보신탕집으로 잡는 때도 있다. 그들도 내게 왜 먹성 좋은 사람이 그 좋은 개고기를 멀리하느냐고 따져 묻곤 한다. 나는 그럴 때마다, “아니, 그냥......” 하고 얼버무리곤 했다.

 

II.
내가 열 살 무렵 하루는 어머니께서 내게 아래와 같이 말씀하셨다.

 “네 태몽 얘기를 해 주마. 꿈에 누가 온 듯해서 대문을 여니 예쁜 동자승이 문 앞에 합장하고 서 있었다. 어린 탁발승인데 행색이 너무 깨끗하고 단정해서 눈이 부실 정도였다. 내가 급히 마주 합장을 하고 듬뿍 시주했다. 그리고 곧 너를 가졌다. 그래서 이 애가 불가와 인연이 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너를 낳고 보니 목 밑으로 마치 염주 자국 같은 줄이 둥글게 새겨 있어 무척 놀랐다. 아직도 네 목에 선명하게 염주 자국이 있지 않니.”

 “우리야 천주교인이지만, 내 직감에 네가 불교와 인연이 있는 것 같다. 그러니 가능하면 불교의 규율에도 관심을 뒀으면 한다. 그러니 고기를 너무 즐기지 말고, 특히 불가에서 금하는 개고기는 먹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머님 말씀에 나는 그냥 웃으면서 경청했던 기억이다. 그러나 그것이 무언의 약속으로 여겨졌다.

 목 밑에 염주자국은 커가면서 점차 희미해지더니 고등학교 1학년 무렵 완전히 사라졌다. 또 태몽 말씀 이후 어머님은 한 번도 내게 ‘개고기 먹느냐?’라고 따져 묻지 않으셨다. 그러나 나는 개고기 먹는 일로 갈등을 느낄 때마다, 그것을 삼가라는 어머님 말씀이 항상 귓전에 맴돌았다.

 어머님 말씀이 따로 없으셨더라도 내가 개고기를 즐겨 먹었을 것 같지는 않다. 내가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집에서 개를 키웠고, 개를 무척 좋아하기 때문에 편안 마음으로 그 고기를 즐기지는 않았을 것이다. 참고로 우리 식구 중 개고기를 먹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그런데 누구도 어떤 뚜렷한 신조 때문에 그런 것 같지는 않다.



 III.
특별히 불가와 인연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나는 젊어서부터 절에 가기를 즐겼다. 워낙 산을 좋아하기 때문에 산을 찾는 것인지 절을 찾는 것인지 분명치 않으나, 대학 때도 방학이면 공부 핑계로 산사에 가서 한참을 머물 곤 했다. 그 버릇이 그대로 이어져 유럽에 유학 가서도 1968년 여름 방학 때 두 달 깊은 산 속 천주교 수도원에서 지낸 적이 있다. 그러면서 한국의 절에서 나를 감쌌던 적요(寂寥)와 무심無心)을 그곳에서도 똑같이 체험할 수 있어 놀랐다. 지금도 수도원 교회 미사 시간에 들었던 청아한 성가 소리를 잊을 수 없다. 나는 작년 늦가을 구례 화엄사 구층암에 며칠을 머물렀다. 그때 새벽 예불에 느꼈던 감동도 그와 다르지 않았다.

 나는 불교가 육식을 피하고 채식을 강조하는 것을 높게 평가한다. 거기에 심오한 고뇌와 철학이 담겨 있다고 본다. 그 생각의 저변을  되짚어보자. 사람이 아무리 고등동물이라고 해도 동물이 아닌가. 그런데 생존을 위해 불가피하다 해도 아무 거리낌 없이 같은 동물인 소나 돼지를 식용으로 한다는 게 도시 너무 심한 일이 아닌지. 그들도 우리와 똑같이 아픔을 느끼고 생존욕구가 있는데, 저 살자고 남을 잡아먹으며, 그것을 식도락(食道樂)으로 삼는다니 어디 될 법한 일인가.

 <간디 자서전>(함석헌 역, 1983)을 보면, 간디도 영국 유학길을 떠나며 고기를 먹지 않기로 한 어머니와의 약속 때문에 육식을 삼갔다. 그러다가 그가 평생 추구했던 ‘진리를 향한 실험’ 과정에서. 채식주의가 올바른 길이라고 굳게 믿게 되면서 신념으로서의 채식주의자가 된다. 그 확신에 이르기 까지, 또 그 이후 채식주의를 지키는 과정에서 그는 깊은 갈등을 겪는다. 나는 그가 채식주의자라는 사실보다, 이 문제로 크게 고뇌하는 간디의 모습이 그의 고결한 품성을  반영한다고 생각되어 더 아름답고, 그 답게 느껴진다. 이름 그대로 그는 ‘위대한 영혼’ (‘마하트마’)이었다.

서양 사람 중에도 채식울 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육식을 삼가는 등 끊임없이 자신의 삶을 절제하려는 노력은 불교와 간디의 철학처럼 다분히 ‘동양적’ 사고와 맞닿는다는 느낌이다. 그래서 내가 그 길을 따르지는 못해도, 더 가까이, 더  좋게 느껴진다.

이러 저러한 생각을 할 때, 내가 개고기를 먹지 않는 것은 잘한 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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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현강재 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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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2.14 11:24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2010.12.16 11:41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3. 2010.12.21 22:45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4. 동물윤리 2011.05.16 07:23 Address Modify/Delete Reply

    개고기는 야만적인 식습관이며 그런 드러운 문화는 없어져야지만 한국에 도움이됨니다
    어째서 개고기가불법이되어야하는지 이유를 말하죠
    1. 개고기문화와 반려문화는 함께 공존할수없습니다
    - 개 고양이는 인간주위에 가까이있고 인간을 따름니다 그리하여 다른 동물에비해 학대당할여지가 높습니다 그리하여 일본및 서양처럼 반려동물문화가 있는곳엔 반려동물법이 있습니다 허나 우리나라는 없죠 왜냐? 반려동물법이 생기면 개고양이를 먹을수없기떄문입니다 그래서 한국엔 많은 동물학대가 이루어지고있고 그처벌도 미미하죠 사람들이 개 고양이를 먹는것으로 생각하기에 즉 물건처럼 생각하기에 (서양 일본은 식구처럼생각하죠) 쉽게 학대하고 쉽게 버리죠 마치 패션 악세사리를 생각하듯요
    2.반려동물문화와 충돌
    - 한국에 많은 사람들이 개 고양이를 키우고있는데 이미 자신의 반려동물들과 식구로 감정을 나누고있는 사람들에게 개고기는 토나오는 현실이죠 한국인들은 식용개가 따로있다면서 말하지만 다거짓말입니다
    진도 삽살 풍산 백구 골디 허스키 코카등 중 대형개는 개고기감으로 말티 요키 치와와등 소형개는 개소주로 만들어지고있습니다 어던이는 믹스개만 식용개라는데 그럼 말티와 푸들믹스개는 개고기감입니까? 한국의 현실은 주인있는개는 애견 없는개는 개고기감입니다 한국에서 개잊어버리지 마세요 개고기농장으로가면 찻을수도 없습니다
    3. 개고기합법이되면 한국의 이미지와 한국인의 식생활에 많은문제가
    - 개고기합법 합법하자고 개고기 마니아분들이 주장하지만
    상상해보세요 개고기가 합법되어 이마트 홈플러스등 적육점코너에서 개고기 한근에 만원
    그것도 종류별로 말티즈고기 백구고기 허스키고기 등등
    게다가 개고기합법이되면 많은 가공식품에 쇠고기대신 쓸수가있죠 라면스프에 햄에 만두에등 개고기가 함량되어있을것입니다 개고기함량이적으면 안써져있을수도있슴니다 즉 어떤 음식에나 개고기가들어가있을수있죠 개고기불고기 개고기육회등 많은 개고기메뉴가 대부분의 한식집에 팔리겠죠 칼국수등의 국물에도 개고기로 국물을...
    집에가면 옆에는 말티즈애견을키우고 그날저녁은 개고기탕 아마 외국에서 특종으로 너도나도 올것입니다
    그리고 한식광고에 한복입고 개고기탕에 김치 한점...이게 자랑스럽습니까?
    중국같이 중화사상 강한나라에서도 쪽팔려서 한국인 조선인들만 먹는게 개고기라고하죠
    조선족들만 먹는다구요
    한국=개고기 이미지가 더욱진하게 박히겠죠
    개키우면서 캐를 미친듯먹는다구요
    4. 개고기로인한 반려동물법이 없는 한국
    -더욱더 많은 개 고양이가 버려질것이고 (한국 중국베트남등 개고기문화권나라들은 서양 일본에비해 훨신더많은 개들이 버려지고 학대당합니다) 쉽게 학대당할것입니다 (개를 먹는걸로 인식하기에 즉 물건으로요)개고기합법이되면 아마 자신의 개에게도 개고기를 먹이겠죠 먹인소세지에 개고기 함량 10프로 ...
    5. 개고기문화국가의 동물권리는 열악
    -한국중국베트남등의 개고기국가들의 다른동물환경은 더욱열악하죠
    가까이에있는 개고양이도 물건으로 생각하는데 돼지 소등은 더욱하죠(예가 돼지생매장)
    어쩔수없는 이치입니다
    6. 개고기현실
    오늘도 뉴스를보니 백구가 다른개들을 잡아먹는다고 나오더군요
    한국의 개고기사육장에가보면 개들은 작은 철장박스에 평생을 갇아놓고 귀는 못짓게 되고챙이로 고막을 뚫어놓져 게다가 다르개앞에서 개를잡고 아직살아있는상태에서 털을뱃김니다 고기는 개고기집으로 내장은 다른개들의 먹이로 주져 그러니 개들이 몬스터가되어 다르종족들을 먹이로보져 ㅋ 한국에선 서울이외에 지방에 이사가기를 무서워하는데 그건 개고기사육장들이 경기도등 지방에있거든요 우리집옆이 개고기사육장이라 생각해보세요 ㅋㅋ 개는 먹는것보다 뛰어다닐때 행복해하고 인간을 바보같이 좋아하죠
    개고기사육장가보면 백구등 개들이 사람을보면 방갑게 꼬리를 흔들어줌니다 또한 한국재래시장에가면 살이 부드럽다고 아직새끼 강아지들은 즉석에서 목을따줌니다 또한 임신한개들이 보신에좋다고 임식막달인 어미개들을 잡아 삶아먹죠 새끼가 다섯이나 들었네? 하면서요 한국인들은 전통이라 이해할지모르나 외국인들은 혐오 그자체죠 아마 한국이 개고기 안먹는 국가엿다면 더욱 욕했을껄요?

    이것보다 많지만 줄임니다
    개고기를 포기못하겠다면
    반려동물문화를 포기해야함니다
    법으로 개고양이를 애완용으로 못기르게해야죠 개고기감으로만 사육되게요
    그렇게되면 사람주위에 개고양이들이 없어 학대당할확률도 확실히 낮아지고
    이런 개고기디베이트도 없을것입니다 90년대전만해도 반려동물문화가 없었기에 개고기언쟁도없었죠

    중요한건 개고기문화와 반려동물문화가 동시에 존재할수없습니다
    개고기로만 개를 사육한다면 외국인들이 지금처럼 한국인을 욕안함니다
    한국은 개를 먹기위해 사육하는거라 보져 여전히 혐오스럽지만요
    지금은 옆에 개를 이뻐끼고 한쪽으로는 개고기탕을 괴걸스럽게 먹는
    자기개는 깨끗한 안전한게 하지만 다른개는 내장이 짤려나가 개고기감으로 오케이?
    그래서 외국인이 한국을 혐오하는것입니다!!!!

    개고기가 불법이되면?
    1. 반려동물로 개 고양이가 들어감니다 반려동물법이 만들어짐
    2. 함부로 개 고야이를 학대못함 법이 엄해지기때문에
    3.아무나 개 고야이를 못기름(집크기등 고려 개크기에따라)
    4. 개고기집 개고기시장 개고기사육장 영원히 추방!
    5. 동마다 동물보호소가 만들어짐 정부의 지원으로 (길냥 길멍이들이 없어짐)
    6. 각학교마다 반려동물및 다른동물등의 생명의 중요성이 교육됨
    7. 보호소 동물들의 재입양프로그램을신설 광고해 높임
    8. 아무나 개 고양이를 번식시킬수없게 라이센스제도가 도입
    9.반려동물의 인식이 높아짐에따라 다른 동물들의 인식도 높아짐
    10. 외국에서 한국이미지는 더욱좋아짐
    Do koreans eat dogs?하고물으면
    We used to be but no anymore하고 답할수있게됨
    11.인간과 동물이 함께 잘살수있는 진짜 선진국이됨
    돼지생매장같은건꿈에도 못꿀수있는나라
    12. free run 계란 고기등이 나옴 즉 자유롭게키운 것들

  5. rolex replica 2013.03.20 17:16 Address Modify/Delete Reply

    게시물이 아주 좋아. 난 단지 블로그에 우연히 내가 정말 블로그 게시물을 읽고 즐길 것을 말하고 싶었어요.

  6. gucci bags 2013.03.20 17:16 Address Modify/Delete Reply

    우리 모두가해야 둘 다 좋은 아이디어와 개념, 훌륭한 정보와 영감의 많은, 매우 좋은 소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