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단상
- 동아시아의 호혜·선린 연대를 지향하며 지난 5월 17일 나는 연세대학교 개교 140주년 기념 사회과학대학 학술세미나에서 “자유주의, 그 안에서 새 빛 찾기”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했다. 이 강연의 마지막 부분, ‘결론에 대신하여: 동아시아의 호혜·선린 연대를 지향하며’를 조금 보완하여 아래에 싣는다. 이 세미나에는 또 한 명의 기조강연자였던 일본의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를 비롯하여 여러 명의 일본 학자들이 참석해서, 두 나라 사이에 긴밀한 학문적 교류를 했다. 마침 올해가 한·일 국교 60주년이다. 며칠 전에는 캐나다에서 열린 G7 회의에서 양국 정상이 만나 보다 성숙한 한·일관계를 다짐했다고 한다. 양국 간에 이런 우호적 분위기가 앞으로 더욱 잘 이어지기를 바라며, 이 글을 올린다. 결론에 대신하여: 동아시아의 호혜·선린 연대를 지향하.. 2025.06.26
- 타계한 친구들의 전화번호 I 나이가 80대 중반에 이르니, 가까운 친구들 다수가 세상을 떠났다. 얼마전 내가 나온 고등학교 홈 페이지에 들어가니 동기생들의 “생존률 52.5%”라고 공지되어 있었다. 한국 남성의 평균수명이 81세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 나이에 고교 동기가 아직 반 이상 살아있다니 매우 준수한 성적이다. 그러나 앞으로 친구들의 부음을 더 자주 듣게 될 터이고 그때마다 그들 한 사람 한 사람과의 옛 추억의 편린들을 되살리며 인생무상을 체감할 것이다. II. 내 핸드폰 연락처>란에 친구들을 비롯해 가까운 지인들의 전화번호가 수록되어 있다. 그런데 내가 오래전 이곳 강원도 고성으로 내려온 후 서울과의 교류가 뜸해져 실제로 거기 담긴 이름들이 그리 많지 않다. 그런데 연락처를 살펴보면 거기에 이미 .. 2024.09.13
- 4월 1일이면 생각나는 사람 I. 2004년 4월 1일, 새벽 2시, 나는 노무현 정부의 교육부총리로 를 개통했다. 지금부터 꼭 20년 전 일이다. 그런데 그 것은 내가 이미 1997년 7월 김영삼 정부의 교육부 장관으로 천심만고 끝에 을 출범시킨 지 7년 가까이 지난 후의 일이었다. 만사가 지나고 보면 다 때가 돼서 자연스레 이루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일을 주도하는 입장에서 보면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일대 결전일 때가 많다. 위의 두 번의 프로젝트가 다 그랬다. 특히 e-러닝 시대의 총아인 인터넷 서비스의 개통은 최대 10만 명이 동시에 접속할 수 있는 사상 초유의 대형 실험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고 그 과정이 무척이나 힘겨웠다 (당시 전 세계적으로 동영상 서비스 사이트 중 가장 큰 것이 접속 2만 명 미만이었다). 그 .. 2024.04.01
자전적 에세이
- 순식간에 벌어졌던 일 I나는 1970년대 초반에 3년 반 동안 한국외국어대학 행정학과 조교수로 재직했다. 이미 까마득한 반세기 저 너머의 일이다. 당시 한국외국어대학(이후 외대)는 아직 단과대학이었고 전임교수가 70명 남짓의 중소 규모의 대학이었다. 그러나 외국학(언어·문학/지역학)에 특화된 대학으로 학생들의 수준이 무척 높았고, 사회적 평판도 좋았다. 그곳이 내 첫 직장이었고, 꽃다운 한창나이에 교육과 학문에 열정을 쏟았던 보금자리였다. 그래서 외대는 아직도 내게 추억의 사진첩을 연상시키는 마치 ‘고향’이나 ‘친정’ 같은 아련한 그리움의 대상이다. 당시 외대에서는 매달 한 번씩 학장 주재의 전체 교수회의가 있었다. 여기서 30대에서 60대까지 전 교수가 한데 모여 가까이 얼굴을 마주하며 대학에서 돌아가는 흐름을 공유할 수.. 2025.03.04
- 나의 학계 데뷔 첫날 풍경 I. 나는 1970년에 오스트리아 빈(Wien) 대학에서 공부를 끝내고, 이듬해 초에 귀국했다. 돌아와서 한 달이 채 못 되었을 때쯤, 한국정치학회 총무이셨던 동국대학교의 이정식 교수님께서 전화로 내게 곧 열릴 학회에서 연구발표를 할 것을 청하셨다. 나는 얼떨결에 수락했다. 1971년 2월 초, 연구발표회는 성균관대학교의 계단강의실에서 열렸다. 발표자는 두 사람, 이영호(李永鎬) 교수님과 나였다. 이 박사님은 연세대 정외과 내 6년 선배로, 미국 예일대학교에서 학위를 마치고 조지아 대학교 정치학과에서 조교수로 강의를 하시다 그 전해에 귀국, 이미 이화여대 정외과에 채용이 결정되신 기존 학자셨다. 원래 이분 단독으로 발표하실 예정이었는데, 내 귀국 사실이 알려져 학회에서 급히 내게 연락을 주셨던 것이었다.. 2024.06.28
- 연세춘추와의 인연(III) I. 나는 가끔 /Annals 주간 시절이, 참으로 힘겹고 어려운 시간이었는데, 왜 강렬하고 아름다운 색깔로 내 뇌리에 자주 떠오를까 의아할 때가 많다. 또 그 때의 고생스러웠던 큰 기억들은 시간과 더불어 점차 퇴색하고, 당시에 소소하고 단편적이었던 한 컷, 한 컷의 즐거웠던 작은 순간들이 덧칠되고 미화되어 밀도 있게, 또 낭만적으로 추억되는지 신기할 때가 많다. 그러고 보면 사람은 고통 속에서 겪는 작은 행복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존재인 것 같다. '연세춘추와의 인연(I)'올 올린 후, 당시 기자였던 안인자 교수가 내게 문자를 보내, “춘추와 함께 한 1년 반은 참으로 제 생의 황금기였어요”라는 술회했다. 나는 “와! 이 친구들도 그 시절을 아름답게 추억 하는구나”라는 생각에 조금 놀라고 크게 기뻤다.. 2021.03.23
연구노트
인터뷰 / 기사 / 카툰
- 더 풀렛폼 세미나 '자유와 복지' 오피니언 리더그룹 ‘더플랫폼’, 미래 복지국가 모색하는 ‘자유와 복지’ 세미나 개최입력:2025-06-12 16:10 각계 오피니언리더 그룹인 '더플랫폼'이 12일 서울 앰배서더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개최한 '자유와 복지' 특별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더플랫폼' 제공각계 오피니언 리더급 전문가들의 모임인 ‘더플랫폼’이 12일 서울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자유와 복지’를 주제로 특별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특별세미나는 한국 복지시스템의 현재를 들여다보고, 미래 복지국가의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기조연설은 안병영 연세대 명예교수(전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가 ‘자유와 복지에 관하여’란 제목으로 진행했다. 안 명예교수는 지유주의와 복지국가 논의가 진행돼 온 역사적 맥락을 설명한 .. 2025.07.19
- 앙겔라 메르켈의 '자유' 서평 앙겔라 메르켈의 회고록 「자유 : 제2025-8호(통권 제717호) 1954-2021년을 회상하다」의 서평이다. 2025.02.28
- 제 20회 경암상 축사 경암상이 올해로 20주년을 맞이 했다. 나는 2005년 출범당시 초대 경암상 위원장으로 경암상의 기본 틀을 마련하는데 일조를 하였다. 그런 연고로 지난 11월 1일 20주년 시상식에서 축사를 했다. 아래 그 내용을 담는다. 축사 오늘 우리는 이 나라 학문발전과 문화예술 진흥에 중요한 이정표를 마련한 경암학술상의 제 20회 시상식에 자리를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 뜻깊은 날에 오늘 영광의 주인공이신 제 20회 경암상 수상자 다섯 분과 이 자리를 빛내 주시는 내외 귀빈 여러분, 그리고 경암상의 오늘이 있기까지 온갖 정성을 다하신 모든 경암 가족> 여러분, 특히 경암상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경암상 발전에 크게 헌신하고 계신 진애언 경암교육문화재단 이사장님과 더불어 이 벅찬 감회를 나누고자 합니다. 아마도.. 2024.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