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며칠 사이에 마이삭’, ‘하이선두 역대급 태풍이 동해안을 스치고 지나갔다. 언론 보도로는 스쳤다지만,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훑으고지나간 느낌이다. 닷새 전 마이삭 때는 모진 광풍에 나무 몇 그루가 쓰러지고 대추가 다 떨어져 올해 대추 농사를 완전히 망쳤는데, 어제 하이산은 시간당 60-70m 폭우를 몰고 와, 끝내 우리 내외 대피 소동까지 벌어졌다.

어제(97) 오후 1시 반경, 고성군에서는 근처 저수지가 범람위기에 있음을 알리며, 원암리 전 주민에게 대피명령을 발령했다. 문자메시지로 보냈는데, 우리는 전혀 모르고 있다가, 국회연수원 김교수님이 연락을 해줘 급히 뛰쳐나왔다. 비는 억수처럼 오는데, 대명콘도 방향 다리는 일부 훼손되어 길이 차단됐고, 집 가까이 폭이 무척 넓은 하천도 물이 가득 차 넘실대며 흐르고 있었다. 급한 대로 방향을 돌려 지대가 높은 파인리즈 리조트로 향했다. 고맙게 그곳까지 찾아온 제자 노성호군 부부와 로비 카폐에 머물다가, 다행히 4시 가까이 대피령이 해제되어 귀가했다. 하이산은 그렇게 물러갔지만, 밤새 태풍 뒤에 으레 찾아오는 이른바 뒷바람과 그것이 동반한 굉음 때문에 잠을 설쳤다. 작년 4월과 지난 5월에는 불난리, 그리고 이번에는 물난리를 겪었다. 이 갖가지 이색체험도 이젠 끝났으면 좋겠다.

 

이제 겨우 가을 초입인데, 그 무성하던 나무 잎이 반쯤 떨어졌다.

호박들은 왠만해선 넝쿨에서 떨어지지 않는데, 이 모진 태풍에는 대부분이 넝쿨을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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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현강재 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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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강렬 2020.09.14 14:36 Address Modify/Delete Reply

    태풍이 '스친 것'이 아니라'훑고 지나갔다'는 말씀에 공감이 갑니다. 두 개 태풍이 지날 때 걱정은 되면서도 미처 연락을 드리지 못했습니다. 홍수 대피를 하실 때 얼마나 황망했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말에 위로의 말로 '불행중 다행'이라고 하지요. 그 말밖에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하늘 높은 가을, 가을걷이를 하시는 교수님께 행복이 내려앉기를 기원합니다.

  2. 현강재 현강 2020.09.14 19:4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이 박사! 늘 마음써줘 고맙네. 덕택에 태풍은 그렇게 지나갔고, 오늘은 좋은 가을날씨를 즐기며 영랑호를 돌았네. 어려운 시기네. 부디 연구소 잘 가꾸고, 무엇보다 가내 두루 건.행하기 비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