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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단상

자리, 권력화와 인간화 <성숙의 불씨> / 2007.12.06

2010. 4. 3. by 현강
성숙의 불씨 2007.12.06

대부분의 공, 사조직에는 일의 분업체계가 있고, 그에 따라 자리와 직책이 있다. 대통령이나 대학총장, 큰 회사 사장이나 영향력 있는 시민단체의 대표 등은 중요한 자리이고 그에 따른 책임도 막중하다. 그런가 하면 정보기관이나 검찰, 경찰 등 이른바 권력기관의 장은 그 직책 때문에 위협적 느낌을 던져주고, 교육, 봉사기관이나 종교단체의 장은 보다 친근하고 인간적으로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우리가 살다보면 우리 주변의 많은 자리는 그 일을 수행하는 사람에 따라 그 실제의 역할체계 이상으로‘권력화’되기도 하고, ‘인간화’되기도 한다. 같은 왕의 자리라도 연산군 같이 희대의 폭군으로 역사에 남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세종처럼 인간적 향기가 넘치는 성군(聖君)도 있다. 종교지도자나 학교장 중에도 권력과 세속의 냄새를 강하게 풍기는 인사가 있는가 하면, 권력기관의 수장 중에도 봉사정신으로 충만한 가운데 수도자의 경건을 느끼게 하는 이들이 없지 않다.

우리 주변에는 알량한 자리 하나를 차지하고는 곧장 그 자리를 관료화, 권력화, 비인간화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러다 보니 마땅히 봉사와 헌신의 자리이어야 할 정부공직이나 대학보직 등도 자칫 권력과 권위의 상징이 되고 그들과 관계하는 많은  이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안겨주는 경우가 허다하다.

성숙한 사회는 인간화된 사회이다. 우리 사회가 보다 인간화되기 위해서는 크고 작은 공, 사의 모든 자리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권력, 위계, 규제, 차별에 대한 관심 대신에 인간적 배려, 의사소통, 자율, 사회적 통합 등의 ‘인간화’ 가치를 추구할 때 가능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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