솟대

포토갤러리 2016. 5. 29. 12:54 |

우리집 보물 1호는 단연 괴목을 다듬어서 만든 <세 마리 새> 모습의 솟대다. 두 놈은 서로 사랑하는 눈빛으로 마주하고 있고, 다른 한 놈이 조금 떨어져서 부러운 듯 (아니면 시기하며)바라 보는 형국인데, 처음부터 그렇게 깍아 만든게 아니라 그 모습을 닯은 고목  원본에 약간의 터치만 가한 것이어서  자연스럽기가 이를데 없다.

이 솟대를 구하기 까지 얼마간 사연이 있었다. 원래 그것이 속초 교외 어느 한적한 목공예 가게 앞에 전시되었던 것인데, 내 처가 하도 탐이 나서 몇 번 찾아가 팔라고 졸랐으나 주인은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전시 <작품>이라며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다섯 번째 인가 여섯 번째 찾아 갔을 때  주인 마음이 움직인 듯 자신이 직접 어디 세울지 장소를 보아야 한다며 우리 집까지 찾아 와서 주위를 두루 확인하고 예상 가격 보다 싼 값으로 내 주었다. 그리고 얼마 안가, 그 가게는 문을 닫았다. 아마 그 때 주인이 가게를 닫기에 앞서 그 솟대를 소중하게 간직할 사람을 찾았던 것이 아닌가 싶다. 이후 우리는 이 솟대를 보물 1호로 정하고 애지중지 신주처럼 모셨다. 그런데 그 밑을 받혀 주던 (죽은) 나무가 세월이 감에 따라 이곳 저곳 부서지더니 작년말 강풍에 아주 무너져 내렸다. 궁리끝에 몇일 전 나무 대신 쇠기둥을 박고, 그 위에 <새 세 마리>를 올려 놓았다. 너무 인위적으로 보이나 바람 골로 이름난 우리 동네에서 솟대의 안정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멋스럽게 치솟아 있는 우리 집 솟대는 언제 보아도  천하 명물이다. 혼자 보기 아깝다는 얘기는 이럴 때 써야 되는 게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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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현강재 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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