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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기사/카툰

하연섭 부총장 취임 권면사

2024. 3. 28. by 현강

 

지난 2월 22일 제자인 하연섭 교수의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 부총장 취임식에서 권면사를 했다.  아래에 그 내용을 옮긴다.

 

저는 개인적으로 2006년 연세대학교를 퇴임한 후, 올해로 18년 째 강원특별자치도 고성에 살며, 공식적 자리에 얼굴을 내 밀지 않으며 지냈습니다. 그런데 오늘 저는 매우 기쁘고 설레는 마음으로 하연섭 교수의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 부총장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그 이유는 하연섭 부총장과 연세대학교 미래켐퍼스와의 각별한 인연 때문입니다.

하연섭 부총장은 제 오랜 애(愛)제자이고, 또 한때 같은 과 동료였습니다. 함께 책도 같이 썼고, 제가 2003년 교육부총리로 국정에 임할 때, 그가 약관의 나이로 국장급 정책보좌관으로 제 옆에서 저를 크게 도왔습니다. 그 때문에 누구보다도 하 부총장을 속 깊이 잘 안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하 부총장은 탁월한 학자이고, 우수한 경영능력과 열정, 창의력을 두루 갖춘 최고 관리자입니다. 특히 그는 지난 20년 간 한국의 주요 교육정책의 설계와 집행과정에 깊이 관여했고, 교내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치며 교내 행정가로서도 높은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따라서 모든 대학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 위중한 시기에 그와 같이 능력과 경륜을 두루 갖춘 뛰어난 인재가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의 수장으로 발탁되었다는 것은 연세대학교를 위해서도 큰 행운이자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와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습니다. 이미 오랜 옛날이 되었습니다만, 연세대학교 매지캠퍼스가 그 첫걸음을 내 딛던 1988년부터 1990년 간에 저는 연세대학교 교무처장으로 재직했습니다. 그 때문에 저는 초창기 매지 캠퍼스의 발전계획과 그 시행에 크게 관여했고, 매지 캠퍼스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셨던 당시 박영식 총장님과 함께 수 없이 매지 캠퍼스를 찾았습니다. 그런 연고로 매지캠퍼스의 초창기 맴버들과는 깊은 인연을 맺었고, 매지캠퍼스의 아름다운 풍광에 반했습니다. 저는 아직도 미래 캠퍼스에 남다른 애정을 지니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늘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가 지니고 있는 그 자체의 물적, 지적 인프라와 엄청난 발전능력에 비해 사회적으로 얼마간 저평가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그 점을 매우 안타깝게 여기고 있습니다.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는 아직 성장 중인 <미완(未完)의 보고(寶庫)>입니다. 따라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리더십이 앞장 설 때 미래 캠퍼스는 더 활짝 꽃을 피고 보다 소담스런 열매를 맺을 수 있는 여지가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하 부총장에게 거는 기대가 실로 남다른 바가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 오늘 한국의 대학은 4차 산업혁명의 도래라는 엄청난 도전에 직면해 있고, 학령인구의 감소에 따라 심각한 위기에 처하고 있습니다. 흔히 위기는 기회라고 말하지만, 오늘 한국의 지방캠퍼스가 처해있는 위기의 심도는 실로 일찍이 경험하지 못했던 미증유(未曾有)의 것 입니다. 따라서 하 부총장은 혁신의 리더십과 각고(刻苦)의 노력을 통하여 이 위기를 돌파해야 할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 삶의 경험을 통하여 감히 하 부총장에게 한 가지 조언하고자 하는 것은, 오늘 대학의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추동력은 다름 아닌 대학 구성원의 공동체 정신이라는 점입니다. 미래 캠퍼스는 분명 오늘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여러 가지 변화와 혁신을 도모할 것이 예상되는데, 이 과정에서 가장 요구되는 것은 교수, 직원, 학생 간의 공감대 형성과 연대의식, 즉 팀 스피리트(team spirit)입니다. 진정한 팀 스피리트는 큰 목소리나 위계를 통해 이루는 게 아니라, 소통과 설득, 양보와 희생, 회복과 치유를 통해 이룰 수 있습니다. 또 그것은 리더가 앞장 설 때, 리더가 솔선수범할 때 가장 효과적입니다. 그것 없이는 하 부총장이 추구하는 위기극복이나 경쟁력 강화 노력도 큰 빛을 발하기 어렵습니다. 이 점 명심하기 바랍니다.

 

저는 하 부총장이 단기간 내에 반짝 반짝 빛나는 외형적 성과를 거두기보다는, 연세대학교와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의 미래를 위해 속 깊은, 그리고 본질적 변화를 이끌 진짜 개혁을 성취하기를 희원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하 부총장은 눈에 뜨이는 단기적 성취에 집착하기 보다는, 깊은 고뇌와 긴 호흡으로 눈을 부릅뜨고 연세 역사와 마주할 것을 권합니다.

 

하연섭 부총장이 앞으로 4년간 연세 대학교 미래캠퍼스의 중흥을 위해 애쓰는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두 분이 여기 함께 자리하고 계십니다. 연세대학교 총장님과 원주시장님이 그 분들이십니다. 미래캠퍼스는 연세대학교와 원주시의 더 없이 귀중한 보입니다. 이 값진 보석이 앞으로 더 큰 광채를 내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절차탁마(切磋琢磨)의 과정이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두 분께서는 필요불가결(必要不可缺)의 존재이십니다. 부디 앞으로 두 분께서 미래캠퍼스의 도약과 발전을 위해 배전의 관심과 도움을 주실 것을 감히 청합니다.

다시 한번 하연섭 교수의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 부총장 취임을 축하하며, 오늘 이 자리가 연세 역사의 중요한 모멘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참석하신 모든 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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