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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기사/카툰

업코리아 창간 인터뷰(2003)

2011. 2. 9. by 현강
"이념보다 문화적 코드로 승부걸겠다"
리버럴한 중도매체 표방, 인터넷신문 업코리아 창간
 
심재석

▲업코리아 메인페이지     ©업코리아홈페이지
중도의 목소리를 대변하겠다는 인터넷 신문이 등장했다. 인터넷신문 업코리아(http://upkorea.net/)는 27일 공식 창간을 선언하고 “우리는 좌우간 보혁간의 극단적 이념대립과 국론분열을 극복하는데 앞장선다”고 밝혔다. 업코리아는 창간사를 통해 ▲최소강령적 체제가치로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추구 ▲열린 민족주의와 자주적 세계화를 지향 ▲합리적 개혁과 실사구시를 추구 ▲정치적 중립과 경제적 독립을 견지 ▲중도와 균형을 표방이라는 큰 목표를 밝혔다.

업코리아는 안병영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를 대표로 박세일 서울대 교수, 서경석 경실련 상임집행위원장, 강원일 변호사, 박은정 이화여대 교수, 이삼열 숭실대 교수, 임현진 서울대 교수가 운영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 외에 김수환 추기경, 소설가 박완서씨 등 사회 각 분야의 명망가 620여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해 창간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Upkorea는 27일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창간기념행사를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이날 행사에는 박관용 국회의장, 박진, 박범진, 김영선, 권오을 등 한나라당 의원, 이부영, 김부겸 통합연대 의원 등의 현직 의원과 이명박 서울시장,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 박권상 전 KBS사장 등 유명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관심을 끌었다.

박관용 국회의장은 축사를 통해 “(업코리아 창간이) 어둠을 밝히는 한줄기 빛”이라며 “이념갈등이 심한 한 상황에서 (중도매체를) 학수고대 했다”고 말했다.

▲ 안병영 업코리아대표의 창간사 모습    
©대자보
안병영 대표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업코리아는 좌우라는 이념적 잣대가 아닌 리버럴이라는 문화적 코드로 네티즌에게 접근할 것”이라며 “사안의 본질을 찾아 들어서 전문적인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코리아의 기사는 사실에 대한 전달보다 사안에 대한 분석과 전문가들의 기고를 중심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허욱 편집장은 밝혔다. 그는 “사실에 대한 보도는 연합통신이나 다른 신문에서 하고 있는데 우리까지 할 필요는 없다”며 “우리는 하나의 관점으로 보고 그것을 어떻게 정책화시킬 것인가에 깊이있는 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코리아의 창간은 긍정적으로 볼 만하다. 현재 인터넷 매체들에게 중도의 목소리가 없는 것은 사실이다. 물론 프레시안 정도의 매체가 세계적 조류로 볼 때 중도에 속하겠지만 사회전체가 우향우를 하고 있는 한국의 상황에서 프레시안 정도도 엄청난 진보 축에 속한다.

그러나 한국 내부의 상황에서만 보자면 중도 매체가 없는 것은 사실이다. 뉴스앤뉴스라는 매체가 중도를 표방하고 지난 5월 창간했지만 아직 활발한 활동을 보이지 않고 있고 논조도 극우까지는 아닐지라도 상당히 오른쪽에 치우쳐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영향력 있는 중도매체의 출현은 반가운 일이다.

▲ 창간식에 참석한 사회각층 인사들    ©대자보
그러나 중도라는 노선은 상당한 위험성을 안고 있다는 사실도 직시해야 한다. 정치적으로 중도라는 노선은 양비론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사회적 논란이 일어나는 문제에 무조건 논란의 가운데에 서려고 하면 무의미한 비판만 일삼게 될 수 있다. 중도라는 노선아래 누구의 주장이 옳은지 명확히 판단해야 진정한 중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업코리아가 중도의 역할을 표방하고 나섰지만 실질적으로는 합리적 우파의 역할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으로 우편향 된 사회에서의 중도란 중도우파가 되기 때문이다. 건전한 우파의 목소리가 없고 극우가 우파를 대변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에서 업코리아가 합리적이고 온건한 우파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아래는 창간기념행사에서 만난 업코리아 대표와 허욱 편집국장과의 미니인터뷰이다.


▲안병영 업코리아대표 ©대자보
안병영 대표

▼ 인테넷은 젊은 세대가 주도하고 있다. 참석한 인사들의 연령대가 높은데 젊은세대를 어떻게 공략할 것인가
이념적으로는 좌우가 있고 중도가 있지만 문화적으로는 liberal쪽이 있고 authoritative한 쪽이 있다. 우리는 liberal한 쪽이다. 우리는 열린 마음, 열린 대화, 열린 문화를 가지고 젊은이들에게 다가설 생각이다.

▼ 조회수는 어느정도 예상하나?
많으면 좋겠지만, 크게 연연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 사회의 여론 주도층이나 뜻있는 젊은이들이 많이 들어온다면 그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인터넷의 개혁적인 매체들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우리 특색은 얘기할 수 있지만 다른 매체를 얘기하는 것은 어렵다. 우리는 중도적이란 입장이고 젊은 지식인들, 시민운동가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 정책전문성과 개혁성이 잘 조화를 이룰 것이다.

▼ 업코리아는 중도를 표방하고 나섰는데 진보진영과 보수진영에 어떤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나?
우리나라가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이념이 거품이 있다. 진보, 보수를 많이 얘기하지만 우리 실생활에서 그런 것이 별로 중요하지 않을 때가 많이 있다.  우리는 사안의 본질을 찾아 들어서 전문적인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 인터넷 매체의 특성상 욕설 등이 올라올 수 있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
너무 편향된 지나친 욕설이나 비방, 다른 신문을 퍼오는 것은 내부적인 토론을 통해 관리할 생각이다. 신문을 건강하게 만들고 싶다. 좌우를 따지기 보다 건강한 목소리와 문화를 강조하고 싶다.

▼ 인터넷 독립신문을 아는가? 최근 우파들이 인공기를 소각하는 등의 시위를 벌이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독립신문은 안다. 그러나 오늘은 우리 잔칫날인데 남의 얘기를 가지고 왈가왈부하고 싶지 않다.

▲허욱 업코리아 편집장     ©대자보
허욱 편집국장

▼ 편직국 인원은 몇 명인가?
처음에는 8명이었으나 지금은 6명이다. 2명은 처음부터 오프라인과 온라인 매체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 편집국은 어떻게 운영되나?
오마이뉴스처럼 시민기자 중심으로 갈 것인가 프레시안처럼 전문기사로 승부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우리 편집국 기자는 글을 받고, 필진들을 연결시키는 일을 할 것이다. 내부 기자들은 편집기자 역할과 외부 전문가들의 기고가 충당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한 제한적인 취재를 할 것이다.

▼ 그렇다면 사실에 대한 보도가 아닌 주장, 칼럼을 중심으로 컨텐츠를 제공한다는 것인가?
그렇다. 사실에 대한 보도는 연합통신이나 다른 신문에서 하고 있는데 우리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우리는 하나의 관점으로 보고 그것을 어떻게 정책화시킬 것인가에 깊이있는 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150여명 정도의 필진이 이미 준비하고 있다.

▼ 업코리아의 발전 방향은 무엇인가?
그것은 차후 3개월쯤 지난 시점에서 논의를 할 것이다. 인터넷 매체의 특징이 진화할 수 있다는 것 아닌가..

▼ 의제설정 중심이라면 노선이 중요한데 어떤 노선으로 갈 것인가?
프레시안 근처에 있지 않을까? 개혁적인 성향의 중도로 갈 것이다. 우리는 이념적 잣대보다 문화적 관점으로 접근할 것이다. 젊은층에게는 진보냐 보수냐가 문제가 아니다. 노사모가 진보는 아니지 않는가? 우리가 중요시 여기는 것은 리버럴이다.

▼ 중도라는 노선이 양비론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는 문제제기가 있는데..
형식논리로 보자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추구하는 중도는 시작부터 중도를 정해놓고 가자는 것이 아니라, 논의와 토론 끝에 결과적으로 중도로 결정되는 것이다. 최종목표가 중도이지 중도를 정해놓고 fact를 끌어 맞추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가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현실의 문제에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기사입력: 2003/08/28 [13:36]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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