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2003.12.23 4 

 

파격이 사라지고 있다. 23일 교육부총리로 발탁된 안병영 교수나 최근 기용된 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은 모두 전직 장.차관들이다. 그동안 경시됐던 국정경험이 다시 중요하게 고려되는 양상이다

 

교수는 한국행정학회장을 지낸 학계의 주류인사다. 현 정권 들어 지방대 중심의 비주류 인맥이 약진해 온 것과는 대조적이다. '코드인사'와도 거리가 있다. 교수는 저명 학자.법조인 등이 발간한 인터넷 신문 '업코리아'의 대표다. 이 신문은 극단적 보수나 진보를 모두 배격하고 중도와 균형을 표방하고 있다.

교수는 지난 8월 업코리아 창간기념식에서 "이념과 세대, 집단 간 갈등이 심화하면서 국론이 분열되고 국정이 표류하고 있다"고 했다. 1128일 한 학술회의에서 "노무현 정부는 처음부터 개혁을 소리 높여 외쳤으나 개혁의 비전이 아직 불분명하고 국가관리체제가 안정적 틀을 구축하지 못한 채 국정이 표류하고 있다는 인상이 짙다"고 현 정권의 실책을 비판했다. 이런 교수가 발탁된 것은 안정지향형 인사, 예측가능한 인사로의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의 업무능력도 발탁요인이다. 교수는 교육부 공무원 대상 여론조사에서 1위를 했었다. 장관 재직 시절 교육개혁의 골격을 마련했고, 전인교육 중심의 '대안학교'를 제도화했다.
가장 잡음이 많던 교육부총리 인선이 완료된 만큼 나머지 개각은 순조로울 듯하다. 문제 장관들의 정치권 연착륙을 돕기 위해 '개별 사퇴찔끔 개각'이란 기묘한 절차를 밟으면서 사실상 개각은 절반 이상 마무리된 상황이다. 교체가 예상되는 최종찬 건설교통부 장관은 강릉 출마가 유력하다.

한나라당 최돈웅 의원이 상처를 입은 상태라 결심이 앞당겨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영탁 국무조정실장은 취약지인 대구.경북(TK) 공략을 위해, 김화중 보건복지부 장관은 여성인사 수혈의 맥락에서 출마가 유력시된다.

개각 이후 청와대 수석들의 거취에도 변동이 예상된다. 유인태 정무, 박주현 참여혁신수석이 선발대로 거론된다. 열린우리당은 부산.경남(김혁규.김두관), 대구.경북(이강철), 전북(김원기.정동영)의 경우 간판주자 선정이 끝났으나, 충북과 경기도가 비어 있다. 그래서 수석을 충북의 대표주자로, 문희상 대통령 비서실장을 경기도 선거를 이끌 인물로 지목하고 있다.

수석은 결심을 굳혀가는 단계로 알려졌다. 실장은 본인이 부인하나 선거구도와 연계돼 있는 문제라 출마설이 그치지 않는다. 수석도 지역구 차출 가능성이 크다는 전언이다. 이정우 청와대 정책실장은 정책기획위원장에 내정됐고, 박봉흠 기획예산처 장관의 정책실장 기용 가능성이 유력하다.

강민석 기자

글쓴이 현강재 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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