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명예교수2

비움의 미학 <성숙한 불씨> / 2009.10.6 전에 대학에 나갈 때 나는 아침에 출근하면 으레 교수 휴게실에 들려 우편함에서 각종 우편물을 한아름 안고 연구실로 향했다. 가끔 반가운 편지나 주문한 책, 유익한 자료도 있지만, 대체로 별 쓸모없는 자료들이 대부분이고, 아무짝에도 소용없는 선전물도 주체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이 배달된다. 그때부터 내가 연구실에서 하는 첫 번째 작업은 필요한 자료를 고르는 일이다. 한 마디로 버릴 것은 버리고, 챙길 것은 챙기는 작업인데 그게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버릴 것을 제때 과감히 버리는 것이다. 우선 잡다한 선전물이나 한 눈에 불필요한 자료나 문건은 그냥 휴지통에 넣는다. 그리고 나면 내게 크게 도움이 됨직한 것부터 그런대로 쓸모가 있는 것, 그리고 당장엔 별 필요가 없지만 언젠가 참고가 될 수.. 2010. 7. 14.
종강록(終講錄) 2006.12 이미 학기도 저물고 내 경우 종강도 했다. 이번 학기가 정년을 앞둔 마지막 학기이니 대학강단 에서의 내 역할은 사실상 끝난 것이다. 처음 시간강사로 대학 강단에 선지 42년, 전임교수 생활 35년의 긴 여정이 이제 서서히 막을 내리고 있다. 얼마간의 아쉬움이 남는 것은 인지상정이지만, 그 보다는 홀가분한 마음이 앞선다. 이제 정말 자유로운 영혼으로 얼마 남지 않은 을 갖게 되었다는 생각에 교수 초년병일 때처럼 가슴이 부푼다. 이 지면을 통해 행정학과 학생들에게 마지막 강의삼아 학창생활을 하는데 유의해야 할 몇 가지 당부를 하고자 한다. 그래서 제목도 종강록이라 정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은 데 다섯 가지로 줄였다. 첫 번째 부탁은 는 것이다. 말하자면 살라는 얘기다. 큰 맘 먹고 처음 시작했을 때의 꿈,.. 2010. 4.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