벅동서 교수님의 서거는 한국 사회과학계의 큰 손실이었다. 그는 학문적으로나 인격적으로 내게 큰 영향을 미치셨다.
이 글은 '지천 박동서 교수 자서유고집 <나의 삶과 행정연구>'(법문사, 2008)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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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현강재 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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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 글은 글 쓰는 이의 인품과 인격을 반영한다고 한다. 나는 그 말에 반신반의하는 편이다. 글로써 언필칭 도덕과 정의를 앞세우며 서릿발 같은 필봉을 휘두르는 논객들 중에도 실제 삶의 세계에서는 언제라도 <메피스토펠레스>와 손을 맞잡을 만큼 비도덕적인 사람도 적지 않고, 천상의 아름다운 어휘를 구사하는 문인들 중에도 막상 만나보면 속기(俗氣)가 철철 넘치는 이들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큰소리만 치는 유명정치인이나 평판이 좋지 않은 대 기업가의 자서전이나 회고록은 아예 읽지 않는 편이고, 아는 이들의 글은 그 사람의 인격과 신뢰도를 감안해서 그 내용을 정도껏 받아들인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사람은 글로써 자신을 오래 위장하기가 쉽지 않다고 보여 진다. 한 사람의 글을 자주 접하다 보면, 그 글속에서 그 사람의 관심, 가치지향, 사는 방식이 묻어 나오는 경우가 많은 게 사실이고, 그래서 음악이나 미술작품의 경우가 그렇듯이 글만 보고 글쓴이가 누구인가를 어렵지 않게 가려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아마 그 때문에 글과 인격이 자주 등식화되는 게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어떤 글이 자신의 인격을 담은 글인가. 나는 우선 진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진실하고 솔직해야 된다는 얘기다. 따라서 거짓이 깃들어 있거나 지나친 과장. 미화, 혹은 필요이상의 현학적 표현이나 시니시즘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대신 글속에 얼마간 고뇌의 흔적이 있거나 인간적 풍미가 곁들이면 더 글쓴이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다.  

나는 또한 글은 마땅히 그 사람의 영혼을 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제 때 혹은 지난 권위주의 시대에 항일과 반독재의 선두에 나섰다가 안타깝게 막판에 훼절한 분들의 뒷날 글을 보면 이미 글이 글이 아니다. 영혼과 닿아 있지 않은 글은 아무에게도 감동을 선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특히 체제 전환기에 범람하는 시대나 권력, 혹은 대중영합적인 글은 세속적 목표를 위해 자신의 인격을 던져 버린 예에 불과하다.  

아울러 인격적 성숙을 반영하는 글은 사회 통합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역사적 결단이 필요한 절체절명의 시기에나 옳고 그름을 분명히 가려야 하는 주요 논점의 경우에는 자신의 인격을 담보로 명백한 입장을 밝히는 것이 필요할 때가 있다. 그러나 대체로 지나치게 이념적이거나 극단적 입장에 집착하는 글 보다는 서로의 이해를 돕고, 연대를 강화하며, 사회적 합의를 도출할 수 있는 사회 통합적 글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인격을 담은 좋은 글을 읽으면 하루 종일 기분이 좋다. 이런 글은 일렁이는 공감을 통해 다른 이의 영혼을 적셔주고 우리 모두를 한걸음씩 보다 공동체적인 삶으로 이끈다.  

이렇듯 글을 쓴다는 일은 역시 대단히 어려운 일이며, 그것은 진정한 인격적 결단이라고 생각한다.

성숙한 불씨 / 안병영

글쓴이 현강재 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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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학교 이야기

삶의 단상 2010. 8. 16. 12:32 |

글쓴이 현강재 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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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강재의 겨울

포토갤러리 2010. 8. 16. 08:09 |
지난 겨울(2009/2010)은 무척 길었고 혹한이었다. 겨울이면 으레 한, 두 차례 80cm가 넘는 눈속에 갇힌다.
겨울이 깊어지면 사춘기 소년처럼 아스라한 심경으로 봄을 기다리게 된다.

글쓴이 현강재 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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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전영평 2010.09.03 11:54 Address Modify/Delete Reply

    선생님. 저는 합천에 집을 지을 겁니다. 매화산 뒤에 땅을 샀구요. 그 앞으로는 1100미터
    비계산이 홀황하게 늘 서있습니다. 저는 은퇴하면, 헌강재 보다는 조금 작게, 조금 모던하게
    집한채를 짓고, 또 토굴을 만들어서 '식초 공장?'을 만들까 합니다. 선생님께도 조금 드릴께요요. 그 집에 눈이오면, 헌강재가 생각나겟지요..

내게 연구실은 가장 안락하고 평화스런 공간이었다. 퇴임을 앞두고 연구실을 정리하다 소파에 기대 아쉬움을 달랬다.
  
글쓴이 현강재 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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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ntjerseyshop 2013.02.25 17:09 Address Modify/Delete Reply

    가장 안락하고 평화스런

  조금 슬픈 얼굴이다. 눈가에 우수가 깃들고었다. 정년을 앞두고 내방 조교 출신 제자들과 일본 여행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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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현강재 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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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현강재 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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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ntjerseyshop 2013.02.25 17:11 Address Modify/Delete Reply

    그것도 꾹 참고 이주정도만

  이 글은 연세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에서 발간하는 <사회과학논집> 제 41집 2호 (2010년 가을)에 수록된 글이다.

글쓴이 현강재 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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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에는 2008 대입제도 개선안을 둘러 싼 교육부와 청와대간의 치열한 갈등과 조율 과정이 담겨져 있다. 


글쓴이 현강재 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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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heap nfl jerseys 2013.01.03 17:36 Address Modify/Delete Reply

    한국은 2차 대전 이후의 신생국가로

ㅇ아슬 아슬하게 둘째가 태어나기 직전에 공부를 끝낼 수 있었다. 학위 수여식 때는 이미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되었다.  
   빈 대학 총장에게서 학위 수여장을 받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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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현강재 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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