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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잔디 정원 4월 말, 앞 마당에는 곷잔디가 한창이다. 비를 맞아 그 화려한 빛이 좀 가셨지만 아직도 아름답기 그지 없다. 분홍색, 힌색, 보라색의 조화가 예술이다. 실은 옆집 꽃잔디인데, 그 집 정원이 별 경계없이 우리집 잔디 정원과 맞닿아 있어 우리가 더 즐긴다. 자연스레 계단까지 수놓고 있는 꽃잔디도 일품이다. . 2014. 5. 1.
다시 계절을 느끼며 I 1990년 8월 말, 나는 연세대학교 교무처장직을 그만두면서 인수인계를 마치고 본관건물을 나왔다. 높아 가는 하늘을 바라보고 “아 여름이 가고 있구나”라고 영탄(詠歎)하듯 마음으로 읊조렸다. 그러면서 지난 2년 간, 격무에 시달려 한 번도 제대로 계절을 느껴보지 못했음을 처음으로 실감했다. 이후 내가 두 번 장관직을 끝날 때도 마찬가지였다. 퇴임식을 마치고 종합청사를 나오면서 제일 처음 온 몸으로 느낀 것이 계절의 향기였다. 한동안 잊었던, 아니 잃어 버렸던 계절을 되찾는 기분이었다. 사람이 마음에 빈 구석이 없으면, 춥고 더운 것은 느껴도 진정으로 계절과 만나지 못한다. 따라서 계절을 느낀다는 것은, 인간의 삶이 여유를 되찾아 자연과 함께 숨 쉬며 본연의 궤도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나는 .. 2014. 4. 29.
여제(女帝) 메르켈 독일 기민당 출신의 메르켈(Angela dorothea Merkel)총리는 지난 해 역사적인 3 연임에 성공하고, 사민당과 대연정을 이루면서 새로이 온 세계로부터 화려한 조명을 받았다. 그녀가 총 12년간 총리직을 지키면, 11년 6개월을 역임한 ‘철의 여인’ 마가릿 대처 전 영국총리를 넘어 유럽 최장수 여성총리가 된다. 메르켈의 정치적 생애는 실로 특이하다. 1954년 서독 함부르크에서 루터교 목사 호르스트 카스너의 장녀로 태어나 몇 주가 지나 부모님과 함께 동독으로 이주한다. 아버지가 동독 부란덴부르크 주 지방의 한 개신교회의 담당목사로 부름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후 라이프치히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8-1990년간 베를린 과학 아카데미 물리화학 연구소에서 양자.. 2014. 4. 4.
지사(志士)형의 큰 학자, 이문영 교수님 이 글은 한국행정포럼 2014 봄(통권 144호, 한국행정학회)호에 수록된 고(故) 이문영 교수님의 추도사이다. I. 지난 1월 16일, “민주투사, 노학자 이문영 고려대 명예교수 별세”라는 뉴스에 접하면서 실로 만감이 교차한다. 우리 시대의 마지막 의인(義人)울 잃은 공허함과 슬픔이 밀물처럼 밀려왔다. 한국 민주화에 기념비적인 존재이면서, 행정학자로서의 본분을 한시도 잊지 않으셨던, 지사형의 큰 학자 이문영 교수님의 생애와 공헌은 앞으로 언제까지나 “시대와 함께 한 행정학자”로서 한국 행정학의 역사에 길이 남을 것으로 생각된다. 아래에서 민주투사로서의 그의 삶과 행정학자로서의 그의 기여를 함께 논의하고자 한다. 여기서 방점은 당연히 후자에 놓여 지나, 그의 삶에서 두 가지가 함께 융합되어 있어 어느 것.. 2014. 4. 1.
원암리의 봄 봄이 기지개를 펴면서 온 동네가 서서히 꽃동산으로 바뀌고 있다. 그런 가운데 농부들의 마음이 서서해 바빠지기 시작하는 계절이다 . 2014. 3. 28.
산사에도 봄빛이 아직 먼 산에는 잔설이 그대로이나, 깊은 산사에도 봄은 여지 없이 찾아 오고 있다. 봄향기 가득한 순백의 바람꽃, 조잘대는 개울 물소리, 여승들의 정갈한 웃음소리가 아직 남아있는 겨울을 힘껏 밀어 내고 있다. . 2014. 3. 28.
세상 모든 게 공부거리인 것을 I. 다소 어폐가 있는 얘기지만, 나는 사회현상을 연구하는 사회과학자로서 20세기의 중, 하반기, 그리고 21세기 초에 이르는 실로 미증유의 격동기에 내 삶을 영위해 온 데 대해 고맙게 생각할 때가 많다. 어찌 보면 모질고 잔혹한 세월이었지만, 갖가지 사건과 충격, 변화와 혁신으로 점철되는 이 드라마틱한 역사적 소용돌이 속에서 사회과학자로서 나는 엄청나게 많은 것을 직, 간접적으로 체험했고, 탐구. 고뇌, 학습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살아 온 70여년을 되돌아보면, 세상, 특히 한국은 격세지감(隔世之感),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상투적 표현들이 무색할 만큼 급변, 격변했다. 내 뇌리에 각인된 최초의 영상(映像)은 해방 다음날 수없이 많은 군중이 환호, 작약하며 때지어 돈암동 전차길 쪽으로 몰려가던 .. 2014. 3.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