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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제(女帝) 메르켈

2014. 4. 4. by 현강

  독일 기민당 출신의 메르켈(Angela dorothea Merkel)총리는 지난 해 역사적인 3 연임에 성공하고, 사민당과 대연정을 이루면서 새로이 온 세계로부터 화려한 조명을 받았다. 그녀가 총 12년간 총리직을 지키면, 11년 6개월을 역임한 ‘철의 여인’ 마가릿 대처 전 영국총리를 넘어 유럽 최장수 여성총리가 된다.

  메르켈의 정치적 생애는 실로 특이하다. 1954년 서독 함부르크에서 루터교 목사 호르스트 카스너의 장녀로 태어나 몇 주가 지나 부모님과 함께 동독으로 이주한다. 아버지가 동독 부란덴부르크 주 지방의 한 개신교회의 담당목사로 부름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후 라이프치히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8-1990년간 베를린 과학 아카데미 물리화학 연구소에서 양자화학분야의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사회주의 체제 내에서 정치와 무관한 일상을 보냈다. 그러다가 1989년 독일통일의 소용돌이 속에서 결성된 ‘민주개벽(Demokratischer Aufbruch, DA)’에 참여하면서 정치에 입문, 1990년 8월, DA와 기민당(CDU)의 합당으로 기민당원이 된다. 그해 12월 하원의원으로 뽑힌 후, 1991년 1월 헬무트 콜 내각에서 여성 청소년부 장관을 역임하고, 1994년 환경부 장관이 되었다. 이후 그녀는 2000년 일약 기민당 당수로, 그리고 2005년 독일의 종리로 권력의 최정상으로 수직상승 한다. 메르켈은 그간 헬무트 콜 총리의 업적을 계승한 탁월한 지도력을 가진 총리로 각광을 받으며, 2007년 유럽연합 의장직과 G 8 경제선진국협의회 의장을 역임하고, 유럽연합 헌장 제정을 주도했다. 메르켈은 독일 경제위기 극복에서 큰 몫을 했고, 오늘도 세계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개혁을 소리 높여 외치고 있다. 10여년에 짧은 정치경력을 통해, 동독출신, 여성, 늦은 정치입문, 이혼경력 등 갖가지 불리한 조건을 극복하고, 남성주도의 독일 정가에서 최초의 여성 기민당 당수, 최초의 여성 총리라는 전대미문의 전설을 기록한 그녀는 이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여성, 유럽의 여제((女帝)로 손꼽히고 있다.

  수상실 벽에는 메르켈의 롤(role) 모델로 알려져 있는 러시아의 전설적인 계명(開明)군주 캐서린 2세(1762-1796 년간 재위)의 초상화가 걸려있다. 흔히 캐서린 대제(大帝, Catherine the Great)로 불리는 그녀는 원래 독일태생으로 후진 러시아를 유럽, 특히 프랑스를 모델로 하여 근대국가로 개혁하는 데 앞장섰던 희대의 여걸이다. 메르켈의 이러한 폭발적 정치적 야망과 달리, 독일 국민 사이에서 그녀의 별명은 정겹고, 소박하기 그지없는 ‘Mutti'( 엄마, Mom)'다. 지성적이고, 때로는 강력한 풍모와 더불어, 모두를 따듯하게 감싸안는 ’엄마‘의 포근한 품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과연 메르켈이 앞으로 그녀 특유의 'Mutti' 리더십을 무기로 케서린 대제처럼 세계사에 큰 획(劃)을 그을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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